가죽공예 취미를 갖고 작업한 지 5년차. 처음에는 수업받고 했었는데, 이사오면서 그리고 대면수업을 최대한 자제하게 되면서 집에서 혼자 가죽공예를 하고 있다.
가죽공예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가죽공예 손피할의 중요성을 몰랐기 때문에 막 만들었는데, 그렇게 만든 작품들은 아무래도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옷도 가방도 다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피할이란 무엇인가? 가죽 두께를 얇게 만드는 것이다. 보통 가죽공방에 가서 수업을 듣게 되면 처음엔 선생님들이 피할된 가죽을 주시기 때문에 피할이 그렇게 어려운가 싶었다.
아무래도 혼자 재단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건 어떻게 한다고 해도, 피할을 집에서 하는 건 너무 어렵다. 보통 피할기계로 전장(전체) 가죽을 전체 피할하고, 가죽을 겹쳐야 하는 부분은 부분피할을 해줘야 한다. 피할을 하지 않고 만드는 가죽제품은 한계가 있다. 뒤집기 하는 가방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파이핑하고 바이어스 해야하는데 피할없이 하는 건 불가능하다. 간단한 필통이나 파우치 정도는 피할 없이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피할 없이 만들어보면, 그 겹치는 부분은 너무 두꺼워진다. 그래서 쭈굴쭈굴해지거나 엣지코트를 너무 두껍게 올려야 한다.
내가 사용하는 가죽공예 손피할 도구 3가지.
나는 저렴한 도구를 최소한을 구입해서 사용하는 취미반이라는 점!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사다보면 녹제거를 해야하는 제품들이 많다. 우선 이 가죽공예 손피할에 사용되는 도구 2가지는 아주 깨끗한 상태로 만났다.
1. 처음 산 손피할 도구는 바로 이 가죽칼이다. 선생님한테 배울 때 가죽칼 잡는 법과 사용하는 방법은 배웠지만, 가죽칼 연마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그런데 이 칼이라는 것이 우리가 흔히 쓰는 커터칼과 다르게 생각보다 자주 칼날을 갈아줘야한다. 그래서 그냥 커터칼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물론 그 커터칼의 칼날도 날카롭게 유지해줘야하지만, 교체가 너무 간편하다.
이 가죽공예 손피할 가죽칼을 연마할 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숫돌이다.
다이아몬드 숫돌로, 양면사용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사포를 밑에 두고 칼갈아서 사용할 수도 있다. 사포의 경우 고정이 힘든 반면, 이 다이아몬드 숫돌은 밑판에 미끄럼방지고무가 부착되어 있어서 양손으로 가죽칼을 잡고 연마할 때 미끄럽지 않게 고정된 상태로 칼갈이가 잘 된다.
사실 가죽칼을 사고 한 1년 넘게 사포로만 연마를 해왔는데, 솔직히 너무 귀찮고 힘들었다. 그런데 그것도 가죽공예의 즐거움이지 라는 생각으로 계속 사포를 사서 가죽칼 연마해왔었다.
(그런데 여러분 살까말까하는 장비는 바로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가죽공예 손피할에서 도구 연마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중요하다!
어차피 계속 이 취미를 유지한다면 장비는 하나 둘 씩 늘어날 수밖에 없다. 편리함도 있겠지만, 장비가 갖춰진 상태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의 결과가 그렇지 않은 작품들에 비해서 훨씬 퀄리티 좋기 때문이다.
현재 연마되지 않은 가죽칼 칼날의 단면 모습이다. 연마를 잘 한 상태면 칼 끝부분 사선 부분이 은빛으로 반짝인다. 회색 빛이 아니라.
대략 이런 느낌으로 가죽칼 칼날을 연마한다. 동영상을 찍으려니 한손으로만 칼을 움직일 수 있어서 정확한 자세는 나오지 않았다. 이후에 가죽칼 연마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따로 자세하게 올릴 예정이다.
2. 두번째로 이 엣지베베러의 넓은 버젼의 손피할기다.
엣지베베러는 1mm나 될까 싶을 정도로 얇은데, 이건 굉장히 넓은 편이다. 10mm의 손피할기도 있다. 나는 보통 가죽 겹치는 부분을 10mm 안되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6mm로 사용하고 있다.
보통 가죽이 겹치는 부분 5mm~10mm 정도를 부분피할 해주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 배송받았을 때는 정말 잘 피할되는 데 역시나 피할하다보니 금방 무뎌진다.
구매처에서 알려준 연마방법! 물론 엣지베베러 연마 가이드라는 물건을 사서 그 위에 사포를 올리고 맨 위에 연마할 기구를 올려준 다음에 움직여가면서 연마해주면 된다.
그 방법 외에도 연마할 두께 (나의 손피할기의 경우 6mm) 로 가죽을 재단해서 붙이고 그 위에 사포를 붙인다. 그렇게 되면 저기에 딱 꽂아서 잡아 당겨주면 피할이 된다.
그리고 나는 저 손피할기를 사용하다보니 가죽이 늘어나게 잘못 피할을 해왔다. 그리고 방향도 가로가 아닌 세로로 여러번 해줘야하는건데 쭉 늘려서 하다보니 가죽이 밀리는 현상도 나왔다.
3. 발각질 커터기와 같은 모양으로 생긴 피할도구가 있다.
사실 집에서 아예 안쓰는 게 있어서 저걸로 시도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시도는 했었지만 사용하지는 않는 도구이다.
가죽공예 손피할이 어려워서 이것저것 검색하고 해봤던 생각이 나서, 가장 먼저 손피할 기구에 대해서 포스팅 했다. 가죽공예가 사실 가죽 자체도 비싸고 부자재도 비싸지만, 공구들이 필요한 게 너무 많아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 중 하나 인 것 같다. 아무리 제일 싼 기구들을 산다고 해도 당장 처음에 필요한 것만 해도 수십가지. 도구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다해도 아예 새롭게 필요한 것들이 계속 쌓여가기 때문에 하나 하나 사길 주저 하게 되었었다 나는. 차곡차곡 돈 모아서 가죽사고 도구 하고, 부자재 사고 거의 하나의 취미에 모든 걸 들이고 있는 편이라서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조심성 있는 편이 아니라서 치즐같은 경우에도 깨먹는 경우도 많고, 새로 주문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아무래도 많은 돈이 들어간다. 뭔가 구입하는 거에 인색한 편인 내가, 강하게 느끼는 건 장비빨은 중요하다는 거다. 적어도 10만원대의 치즐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렴한 치즐 에 더해서 오울그리프 도 구매하고 둥근송곳도 구매한다면 훨씬 멋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 하다보니까 파이핑하는 부분에 오울그리프(둥근 모양의 작은 펀치 모양으로 구멍이 생긴다)가 아닌 사선 치즐로 목타쳤다가 파이핑 한 가죽이 사선치즐 뚫은 부분이 노출되어 찢어져보이기도 하고 그랬다.
배우면 겪지 않아도 될 시행착오들을 계속해서 경험하고 있는데, 뭐 이것도 좋다.
도구를 돌려막기 해서는 디테일 좋은 작품을 만들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가죽공예 손피할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이걸 안하고 가죽공예 작품들을 계속 늘려가기란 어렵다. 이런 글들을 내가 봤을 때만 해도 난 피할 안하고 만들거야 라는 마인드로 3년을 넘게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때의 작품과 지금의 작품의 차이가 난다. 단순히 실력 차이가 늘어서라기 보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도구를 사용해서 차이가 난다.